서론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는 무월경이나 생리 불순등을 호소하게 되는데, 신이식을 시행받은 후에 평균 4.6∼6개월 후에 배란이 다시 일어나게 되며, 이에 따라 생리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투석중인 환자에서는 거의 없던 임신이 이식을 받은 환자에게서 일어나게 된다. 외국에서는 신장이식을 받은 여성에서의 임신에 대한 보고가 많은데, 1994년에 2,409명의 여성에서 3,382예의 임신을 조사하여 발표한 보고가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1969년 이식이 시작된 이래 적지 않은 수의 여성환자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였다. 본원에서도 13명의 환자에서 15예의 임신이 있었으며 그 중 9명의 환자에서 11예의 출신이 이루어졌고, 1예를 제외하고는 모두 건강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임신에 대한 불안감

이식환자들이 임신을 하기를 꺼려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현재 투여 받고 있는 약제로 인하여 기형아나 이상발육을 하는 아이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고, 둘째는 임신으로 인하여 이식 받은 장기에 손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로 인하여 이식 전에 자녀가 있었던 환자에서는 모두 인공 임신중절을 시행하였으며, 외국에서도 약 21-28% 정도의 높은 인공 임신 중절율을 보이고 있어서 사회적, 정신적인 문제에 의한 것이 많은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결혼한 환자는 우리 사회의 관습상, 여자가 아이를 못 낳는다는 것에 대한 죄의식 혹은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 정도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것 같다.

수술 후 임신까지의 기간

이식 후 임신까지의 기간은 대체적으로 2년 이후가 좋은데, 이때는 신기능의 안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신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기 때문에 임신을 원하는 환자는 신 이식후 5년 이내에 임신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본원에서는 가장 빠른 경우가 수술 후 2개월만에 임신이 되었던 경우인데 아이를 출산 후 미국으로 이민 가서 현재의 상태는 알 수 없다.

약물의 작용

현재 투여 받는 약 중에는 실험에서 기형을 일으키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뮤란은 실험에서 어머니에게 투여된 양의 2/3∼4/5가 태아에서 측정이 되나 대부분은 불활성물질이고 대사물질은 1-2%만이 태아에서 측정되었다. 실제로 기형에 관한 보고를 보면 약 3%에서 기형이 나타나서 정상인의 기형 발생률과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태어난 아이가 성장하면서 받게 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야 밝혀질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프레드니졸론의 양이 하루 15mg이하로 떨어진 후에 임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며, 이 이하에서는 임신중 고혈압의 발생이나 태아의 부신기능 저하는 잘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대개 2년이 지나면 얻어지게 된다. 스테로이드는 양수막 조기 파열의 빈도를 증가시키는데, 이는 아마도 결합조직의 힘을 약화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환자들도 50%에서 양수막의 조기파열이 있었다. 양수막이 조기파열 되면 감염의 기회가 증가하게 되고 조산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는데, 산통 전에 파열이 일어나면 바로 제왕절개를 시행하여 출산을 하게 된다.

산디문은 태반을 자유롭게 통과하며, 산디문을 투여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자궁내 성장부진이 심하게 나타난다는 보고들이 있으므로, 가능한 한 임신 전에 약물의 투여량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남자 환자들에게서도 임신 시 복용약물에 의하여 기형아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진 환자들이 있는데, 과거일시 조사한 바에 의하면 8명의 환자에서 모두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였고, 실제로 병들고 이상이 있는 정자는 정상 정자에 비하여 활동이 약하여 임신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임신이 되었더라도 이상이 있는 태아는 조기에 유산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남자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신기능의 손상

신이식 임신환자들에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임신 자체가 이식신의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하는 것이며, 결국 이식신의 소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증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외국의 보고를 보면 이식신의 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다면 임신자체는 이식 신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이식신의 기능이 중등도 혹은 심하게 감소되어 있다면 임신 자체가 이식신의 기능을 급격히 나쁘게 한다고 한다. 본원에서 임신한 환자들은 임신 말기까지 이식신의 기능이 잘 유지되었다. 임신 3기가 되면 신기능의 감소가 일어나게 되는데, 신이식 환자에서도 임신 3기에 평균 30% 정도의 신기능 감소가 일어나지만, 이는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므로 다른 이상소견이 없는 한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출산한 후 다시 기능이 회복되게 된다.

합병증의 발생

고혈압은 신이식 환자에서 임신에 의해 30%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하며, 임신 전 혹은 임신 28주 이내에 고혈압이 있게 되면 출산아에 대한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 임신중 고혈압으로 생기는 전자간증은 30% 정도에서 있다고 하나, 신질환 자체에 의해서도 전자간증에서와 같은 증상인 혈압상승, 부종, 단백뇨, 요산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는 단지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

선천성 기형에 대한 보고들을 종합하여 보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였다고 해서 정상인과 비교시 더 높은 기형아를 출산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신생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체중이 정상발육아보다 평균이내이고, 하위 10%이내인 신생아들도 있다. 하지만 이 숫자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숫자는 아니며, 일부에서는 임신중의 약물 복용과 주산기 감염뿐 아니라 만성적인 신장과 혈관의 질환 자체 때문에 15-20% 정도의 신생아가 임신 주수에 비해 저체중이 된다고 한다.

출산후 신기능의 저하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는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한 명의 환자에서는 출산 후 급성 거부반응에 이은 만성 거부반응으로 재 이식을 하였으며, 만성 거부반응의 양상을 보인 예가 3명 정도 더 있었다. 한 명의 환자는 기형아를 낳은 후 정신적인 충격에 의하여 약물의 복용을 중단하고 급성 거부반응이 왔었는데 치료를 포기하고 더 이상 추적이 되지 않고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합병증의 하나인데, 이를 돕기 위해서는 적절한 상담 및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출산 및 수유

본원에서의 모든 출산은 질식분만을 통하여 이루어졌는데, 외국의 보고에 의하면 이미 전신 상태가 정상이 아닌 환자들이므로 합병증이 발생을 최소로 하기 위해 질식분만으로 출산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식신은 가골반에 위치하므로 출산시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제왕절개를 하지 않고 질식분만을 시도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유는 신생아에서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지만 여러 가지의 약물을 투여 받고 있는 환자에게서 신생아에게 모유를 통하여 약물이 들어갈 위험성이 크므로 가능한 한 모유를 먹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적절한 임신법

신이식을 시행 받은 환자들은 곧 월경이 생기고 임신능력이 돌아오게 되므로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은 수술 직후부터 상담을 통하여 임신을 계획적으로 하여야 할 것이며, 적절한 피임을 통하여 원하지 않는 아이를 임신하지 않도록 하여 불필요한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받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임신을 원하는 환자는 최소 2년 정도는 경과하고, 혈압은 140/90mmHg이내이며, 혈중 크레아티닌치의 농도는 1.5mg/dL 이하이어야 임신 및 출산의 합병증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으며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맺음말

이식을 받는 것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이므로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지 임신 전부터 의사와 상담을 하고 계획을 하여 가장 좋은 상태에서 임신 및 출산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